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161) : 재어 보다/재 보다
우리말의 한 문장에는 대체로 하나의 서술어가 옵니다.
(1) 나는 떡을 먹는다.
(2) 나는 하늘을 보았다.
위 문장에서 ‘먹는다’와 ‘보았다’가 서술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서술어가 한 문장에 두 개 이상 나타나는 일이 있습니다.
(3) 나는 떡을 먹어 보았다.
이처럼 한 문장에 용언이 두 개 이상 나타나면 그 용언을 이어주는 말이 필요한데 위 문장에서는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쓰였습니다. ‘먹-’에 ‘-어’가 결합하여 ‘먹어’의 형태로 쓰인 것입니다.
그런데 본용언의 어간 끝 모음 ‘ㅐ, ㅔ’ 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오고 보조용언이 이어지면 ‘-어’가 탈락하는 일이 있습니다.
(4) ㄱ. 매어 보다 = 매 보다
ㄴ. 재어 보다 = 재 보다
ㄷ. 캐어 보다 = 캐 보다
한글 맞춤법에 ‘ㅐ, ㅔ’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줄지 않은 형태로 적을 수도 있고, 준 형태로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에 “모음 ‘ㅏ, ㅓ’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릴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돼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준 형태로 적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 ㄱ. 가아 → 가, 가았다 → 갔다
ㄷ. 타아 → 타, 타았다 → 탔다
ㄹ. 서어 → 서, 서었다 → 섰다
요즘 하늘이 높고 먹거리가 풍부하여 살찌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앉았다 섰다 하며 아무리 몸무게를 재 보아도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맛있게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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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 : 김형배의 한말글사랑*생활국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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