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67) : 가지다/갖다
(1) 꽃을 가지고 왔다.
(2) 꽃을 갖고 왔다.
어떤 게 맞습니까? 어떻게 다릅니까?
‘가지고’와 ‘갖고’ 둘 다 맞습니다.
‘가지다’는 ‘가지-’의 끝 모음 ‘ㅣ’가 탈락하여 줄어든 형태인 ‘갖-’도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가지고/갖고, 가지지/갖지, 가지는/갖는, 가지다/갖다, 가지게/갖게
‘디디고/딛고’, ‘디디지/딛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는 ‘가지-’가 ‘갖-’의 형태로 줄어들 수 없습니다.
(4) 가지면(○)/갖으면(×), 가지어(○)/갖어(×)/가져(○), 가지니(○)/갖으니(×), 가지러(○)/갖으러(×), 가지어라(○)/갖어라(×)/가져라(○)
‘가지-’에 ‘-고’와 같이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어지면 ‘갖-’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으면’과 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어지면 ‘가지-’의 형태를 유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가지-’의 관형사형인 ‘가진’은 ‘지니다, 소유하다, 치르다’ 등의 뜻을 갖지만, 관형사인 ‘갖은’은 ‘골고루 다 갖춘, 여러 가지의’의 뜻을 갖습니다. ‘갖은’은 ‘갖다’의 관형사형이 아니고 새로운 단어인 관형사이기 때문에 꼴을 바꾸지 않고 늘 ‘갖은’의 형태로만 쓰입니다.
(5)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우대합니다.
(6) 가진 게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다.
(7) 그 분은 갖은 고생을 다 했다고 한다.
(8) 갖은 수단, 갖은 노력, 갖은 양념, 갖은 색깔
‘가지는/갖는, 가진, 갖은’이 형태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그 쓰임과 뜻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겠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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