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94) : 으레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으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으례’ 또는 ‘으례히’, ‘으례이’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으레’는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으레 :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 ¶ 주말이면 으레 부모님을 찾아 뵙곤 하였다.
틀림없이 언제나. ¶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면 으레 소주 생각이 나서 술집으로 향한다.
‘으레’라는 말은 한자말 ‘의례(依例)’에서 나온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의례’라는 말은 ‘의전례(依前例)’와 같은 말인데, 이 말은 ‘전례에 의함’이라는 뜻입니다. ‘전례(前例)’란 ‘이전부터 있었던 사례’ 곧 ‘유례(類例)’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으레’를 ‘으례, 으례히, 으례이’ 등으로 잘못 쓰는 것은 ‘의식에 맞는’ 또는 ‘형식이나 격식만을 갖춘’의 뜻을 갖는 ‘의례(儀禮)’라는 말과 관련을 짓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의례’라는 말은 주로 ‘의례적’의 형태로 쓰이는데, ‘의례적 행사, 의례적인 인사’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으레’라는 말은 ‘의례’와는 다른 뜻의 말이므로 ‘으례’나 ‘으례히, 으례이’ 등으로 잘못 쓰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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