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101) : 바리바리
‘바리바리’라는 말을 아십니까?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 가지고 왔다.”처럼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바리바리’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어디에서 온 말일까요?
‘바리바리’를 사전에서 찾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바리바리 : 여러 바리. ¶ 바리바리 짐을 싸다. / 신부가 바리바리 실어 온 혼수를 더한 세간살이를 막상 그의 소유로서 바라보게 되니….≪박완서, 미망≫ / 이른 아침부터 세곡을 실은 마바리가 바리바리 줄을 지어 늘어서 있었으며 마방집 앞에도 빈 마바리와 마바리꾼들이 떼 지어 웅성거렸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바리바리’는 ‘여러 바리’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바리’는 무엇일까요? 위의 예문에 ‘마바리’나 ‘마바리꾼’이라는 말이 나온 걸로 봐서 ‘바리’의 여러 뜻 가운데 다음과 같은 뜻인 것으로 보입니다. ‘마바리’는 ‘짐을 실은 말이나 그 짐’을 가리킵니다.
바리 : ① 마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 ¶ 양식 바리 / 해마다 몇씩은 잡아다가 주리를 틀었고 그럴 때마다 돈 바리와 쌀 짐이 들어왔었다.≪이무영, 농민≫ ② 수량을 나타내는 말 다음에 쓰여 마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을 세는 단위. ¶ 나무 한 바리 / 콩 두 바리 / 나무장수 한 사람은 장작 수십 바리를 보내어 밤을 새울 때 불을 피우라고 하였고….≪문순태, 타오르는 강≫
‘바리’는 말이나 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을 가리키고, ‘바리바리’는 이런 바리가 여럿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같은 말이 겹쳐서 만들어진 말을 반복합성어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곳곳, 집집, 하나하나, 구석구석, 하루하루, 깡충깡충, 어둑어둑, 퐁당퐁당, 철썩철썩, 구불구불, 울긋불긋, 사람사람, 거리거리, 콜록콜록, 구불구불, 딸랑딸랑, 꾸역꾸역, 오래오래, ······
‘반복’은 기본적으로 강조의 의미가 있습니다. ‘바리바리’는 여러 바리라는 뜻에서 의미가 변하여 지금은 ‘매우 양이 많은 것’을 나타낼 때 씁니다. 따라서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 가지고 왔다.”라는 문장의 뜻은 아주 여러 가지의 많은 음식을 싸 가지고 왔다는 정도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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