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110) : 어리바리
어떤 사람의 행동이 야무지지 못할 때 ‘어리버리하다’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어리바리하다’입니다.
‘어리바리’에 대해 사전에서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으로 뜻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1) 기운이 없어 어리바리 겨우 일어섰다.
(2) 낮보다도 더 자주 어리바리 잠에 빠지곤 했다. ‘황순원, 움직이는 성’
그런데 지금 쓰는 말에서는 대부분 ‘주어진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실수하거나 허둥대는 것을 조롱하거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행동이나 그런 사람을 가리킬 때’ 쓰고 있습니다.
(3) 애가 좀 어리바리해서 뭘 시킬 수가 없어.
(4) 내가 좀 어리바리하고 허둥대는 데가 있어서 짜증을 낼 수도 있겠지.
(5) 남들이 어리바리하다고들 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은 아니야.
(6) 무슨 일을 그렇게 어리바리하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7) 어리바리한 자라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이 ‘어리바리하다’는 ‘야무지다/여무지다’의 반대 의미로 쓰입니다. ‘야무지다/여무지다’는 ‘사람의 성질이나 행동, 생김새 따위가 빈틈이 없이 꽤 단단하고 굳세다.’의 뜻입니다.
(8) 고 녀석 참 야무지게 생겼군그래.
(9) 그 사람은 일을 참 야무지게 처리하더라.
(10) 여무지게 대답하는 게 여간 믿음직스럽지 않다.
어리바리해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겠죠? 야무진 사람이 되기 위해 다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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