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자료실 [유용한정보] (111) : 진잎[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2008-03-12 21:55:35] 글쓴이   조이도미노컴(hy3192002) 조회수   4934 링 크   http:// [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111) : 진잎 어느새 낙엽이 지는 가을입니다. ‘낙엽’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1) 낙엽 :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 ‘낙엽’이라는 말은 한자말인데 토박이말로 바꿀 수는 없을까요? 어디서 보니까 ‘가랑잎’이나 ‘갈잎’으로 순화하자고 합니다. (2) 조용한 밤거리에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3) 가랑잎을 긁어 모아 모닥불을 피웠다. ‘가랑잎’을 줄여서 ‘갈잎’ 또는 ‘갈’이라고도 합니다. ‘가랑잎’은 활엽수의 마른 잎을 가리키는데, 이것을 가지고는 ‘낙엽’을 나타내기에 모자라는 점이 있습니다. ‘갈잎’은 ‘가랑잎’의 준말이기도 하지만 ‘떡갈잎’이나 ‘갈댓잎’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낙엽’을 ‘떨잎’으로 써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떨어진 잎’의 준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떨잎’은 '(바람에) 떨다'에 '잎'이 결합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순화용어집에서는 ‘낙엽’의 순화어로 ‘진 잎’을 제시해 두었습니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진잎’은 ‘날것이나 절인 푸성귀 잎’이므로 이것과 구별하기 위해 띄어쓰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4) 배추 진잎을 뜯어내고 다듬는다. (박경리, ‘토지’) (5) 고운 날콩가루를 찬물에 풀어 끓이다가 순두부처럼 엉길 때에 진잎을 썰어 넣고 다시 끓여 양념한 국을 ‘콩탕’이라고 한다. (6) 부추는 굵은 것 말고 가는 것으로 구입하셔서 진잎은 다 떼어내시고 뿌리 부분을 살살 비벼가면서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시고요. (7) 진잎 국도 끓여주고 상추도 한 입 싸서 입에 넣어 주겠다고 했을 때, 당신은 여전히 흐느끼며 울지 않았었습니까. (이미노, ‘작은 새 바람을 타고’) 위와 같이 ‘진잎’은 푸성귀 잎을 가리키는데, 진잎을 넣고 지은 밥을 ‘진잎밥’이라고 하고, 진잎을 넣고 끓인 죽은 ‘진잎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진잎’이 ‘낙엽’의 뜻으로 쓰이는 보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8) 진잎 수북이 떨어져 내린 마당을 말끔히 쓸어내었다. (김여정, ‘어린 신에게’) (9) 낙엽수건 상록수건 진잎이 온 산을 뒤덮는다. (김길웅, ‘삶의 뒤안에 내리는 햇살’) ‘지다’는 ‘꽃이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다.’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진잎’으로 충분히 ‘낙엽’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푸성귀 잎은 ‘진잎’으로 붙여쓰고, ‘낙엽’은 ‘진 잎’으로 띄어 써서 구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입말에서는 같은 소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낙엽’이라는 한자말 대신에 ‘진잎’이라는 토박이말을 진잎 지는 이 가을부터 써 버릇하는 것은 어떨까요? [김형배] 【 이 글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원고입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다른 데에 게시하거나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전글 - [유용한정보] (158) : 새침데기, 푼수데기[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by. 조이도미노컴  다음글 - [유용한정보] : 어리바리[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by. 조이도미노컴 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