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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4):있으시다/계시다
(1) *선생님, 지금 입고 계신 옷이 참 멋있으십니다.
이 문장에서는 선생님을 높이기보다는 옷을 높여준 결과가 됐기 때문에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때에는,
(2) 선생님, 지금 입고 계신 옷이 참 멋있습니다.
로 해야 맞습니다.
한편, ‘선생님께서는 늘 멋있으십니다.'란 문장은 선생님을 높인 것이므로 바른 표현입니다.
(3) *궁금한 점이 계시면 전화로 문의해 주십시오.
위의 예문은 시청자나 청취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입니다.
본래 ‘있다'란 말에는 존재의 의미와 소유의 의미가 있는데, 존재의 의미로 사용된 경우의 높임말은 ‘계시다'입니다.
예를 들어서, ‘할아버지께서 방에 계신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국어에서는 ‘주체 직접 높임’이라 합니다.
그러나 소유의 의미로 사용된 경우에는 높임말은 ‘-시-’를 결합한 ‘있으시다'가 됩니다. 앞의 문장에서는 ‘궁금한 점을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것’ 즉 소유의 의미이므로 높임말은 ‘계시다'가 아니라 ‘있으시다'를 써야 합니다.
따라서 이 때는, ‘궁금한 점이 계시면’이 아니라
(4)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전화로 문의해 주십시오.
로 고쳐야 맞는 표현이 됩니다.
우리말에서, 높여야 할 대상과 관련된 말 즉, 신체 부분, 소유물, 생각 등에도 ‘-(으)시-’를 결합하여 간접적으로 높임의 태도를 실현하는 방법을 ‘주체 간접 높임’이라 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더 들 수 있습니다다.
(5) 할머니께서는 아직 귀가 밝으십니다.
(6) 선생님의 말씀이 타당하십니다.
앞에서 소유의 의미를 갖는 ‘있다’의 높임말은 ‘있으시다’가 맞다고 했으므로, 주체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는 ‘있으시다’를 써야 합니다.
(7) 오늘 오후에 선생님께서는 강의가 있으시다.
(8) 그 분은 두 살 된 딸이 있으시다.
‘있다’의 주어는 ‘강의’과 ‘딸’입니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은 ‘강의’나 ‘딸’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있다’의 주체인 ‘선생님’과 ‘그 분’을 높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화자의 의도에 의해 그 주체와 관련된 ‘강의’나 ‘딸’의 서술어 ‘있다’에 ‘-(으)시-’를 결합하여 높임을 실현한 것입니다.
높임법(경어법, 존대법)을 쓸 때에는 무엇을 높여서 말해야 하는가에 늘 관심을 갖고 화법에 맞는 존대 표현을 사용해야겠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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