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11) : 위/윗/웃
여름에 더울 때 ‘윗도리’를 벗어 젖힌다고 하는데, 이 때 ‘윗도리’가 맞나요? ‘웃도리’ 또는 ‘위도리’ 아니면 소리나는 대로 ‘우또리’가 맞나요? 헛갈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위’를 가리키는 경우에는 ‘위’로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위층’, ‘위쪽’의 경우에는 ‘위’로 적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위’가 어근 역할을 하여 뒷말과 결합하여 합성어를 이루면서 된소리가 되거나 ‘ㄴ/ㄴㄴ’이 덧나는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있는 ‘윗’으로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위’와 ‘도리’의 결합인 ‘위-도리’는 [위또리]로 된소리로 소리나므로 사이시옷을 넣어 ‘윗도리’로 적어야 합니다. 또한, ‘윗-도리’와 대립되는 ‘아랫-도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래/위’의 대립이 없는 낱말은 ‘웃’으로 적습니다. 즉, ‘웃어른’의 경우는 *‘아래-어른’이라는 대립되는 말이 없으므로 ‘웃어른’으로 적는 것입니다. ‘웃-돈’의 경우에도 뒤의 말이 [-똔]으로 된소리로 소리나지만 이에 대립되는 *‘아래-돈’이라는 말이 없으므로 ‘웃돈’으로 적는 것입니다.
위: 위짝, 위쪽, 위층, 위채, 위턱, 위팔, ···
윗: 윗넓이, 윗눈썹, 윗니, 윗도리, 윗막이, 윗머리, 윗목, 윗몸, 윗바람, 윗배, 윗벌, 윗변, 윗수염, 윗입술, 윗잇몸, 윗자리, ···
웃: 웃돈, 웃어른, ···
‘위짝’이란 말은 원래부터 된소리가 나는 소리이지 새로 된소리가 난 경우가 아니므로 사이시옷 없이 ‘위짝’으로 적는 것이고, ‘위층’의 경우에는 된소리나 ‘ㄴ/ㄴㄴ’이 덧나지 않으므로 ‘위층’으로 적는 것입니다.
참고로, ‘윗’과 ‘웃’이 모두 쓰일 수 있는 낱말이 있습니다. ‘윗옷’과 ‘웃옷’은 둘 다 가능한 표기입니다. ‘윗옷’은 ‘위에 입는 옷’이라는 뜻으로 ‘아래옷’과 대립되고, ‘웃옷’은 ‘맨 겉에 입는 옷’이라는 뜻입니다.
[김형배]
|
HOME
> 커뮤니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