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16) : 꼬드기다(ㅇ) / 꼬시다(x)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꼬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1) *동생을 꼬셔서 떡볶이를 사 먹었다.
그러나 ‘꼬시다’라는 말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꼬이다’, ‘꾀다’, 또는 ‘꼬드기다’라는 말로 바꿔 써야 합니다. 이 말들의 뜻풀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꾀다 :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 ≒꼬이다. ¶ 그는 돈 많은 과부를 꾀어 결혼하였다. / 도현은 노리코를 꾀어 가지고 만주로 뛸 계획이다.≪손창섭, 낙서족≫
꼬이다 : =꾀다. ¶ 그는 학교를 빼먹고 놀러 가자고 친구를 꼬였다. / 친구가 날 꼬여서 내가 이 꼴이 됐구나 알았을 때에는, 그렇게도 친구가 밉더니······.≪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 이튿날부터 애심이는 다시 옛 골목에 나가 서서 놈팡이를 꼬이기 시작했다.≪유재용, 성역≫
꼬드기다 : ① 연 놀이를 할 때, 연이 높이 올라가도록 연줄을 잡아 젖히다. ¶ 아이들이 연을 연방 꼬드기며 놀고 있다. ②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 ¶ 친구를 꼬드겨 군것질을 하다. / 말바우 어미는 벌써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대불이와 함께 새끼내를 떠나 먼 곳으로 가서 살자고 꼬드겨 왔었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따라서 앞의 보기 (1)은 다음과 같이 고쳐써야 합니다.
(2) 동생을 꾀어/꼬드겨 떡볶이를 사 먹었다.
위와 같이 발음이나 형태가 비슷하지만 표준어가 아닌 말에는 ‘해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3) *그가 내게 해꼬지를 할까 겁이 난다.
위에서 ‘해꼬지’라는 말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표준어는 ‘해코지’입니다. 사전의 뜻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코지(害-) : 남을 해치고자 하는 짓. ¶ 불량 청년들의 해코지는 어른도 겁낸다. / 종술이가 칼을 갈면서 해코지를 별러 대는 중이라는 귀띔을 받고 익삼 씨는 초저녁 무렵에 벌써 마을을 빠져나가 어디론지 피신해······.≪윤흥길, 완장≫
해코지하다 :�가┸�/에게�괌╂�. ¶ 그럴 것까지는 없네. 아직은 우리한테 해코지한 일은 없지 않은가? ≪문순태, 타오르는 강≫ / 너보다 작다고 남을 해코지해서는 안 된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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