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72) : 청컨대, 생각건대
‘청하건대’의 준말은 ‘청컨대’인데, ‘생각하건대’의 준말은 ‘생각컨대’가 아니고 ‘생각건대’입니다.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일까요?
어간의 끝 음절에 ‘하’가 있는 말을 줄일 때 어떤 경우는 ‘ㅏ’만 줄고, 어떤 경우는 ‘하’ 전체가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만하지 → 만만치, 변변하지 → 변변치, 간편하게 → 간편케, 감탄하게 → 감탄케, 다정하다 → 다정타, 달성하게 → 달성케, 연구하도록 → 연구토록, 정결하다 → 정결타, 가하다 부하다 → 가타부타, 흔하다 → 흔타, 무심하지 → 무심치, 달성하고자 → 달성코자
보기처럼 받침 ‘ㅁ, ㄴ, ㄹ, ㅇ’ 뒤에 오는 ‘하’를 줄일 때는 ‘ㅏ’만 줄고 남은 ‘ㅎ’이 뒤따르는 자음과 어울려 거센소리가 되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ㅁ, ㄴ, ㄹ, ㅇ’ 이외의 받침 즉, ‘ㄱ, ㅂ, ㅅ’과 같은 안울림소리 다음의 ‘하’는 ‘하’ 전체가 줄어듭니다.
넉넉하지 → 넉넉지, 익숙하지 → 익숙지, 생각하지 → 생각지, 생각하건대 → 생각건대, 거북하지 → 거북지, 깨끗하지 → 깨끗지, 섭섭하지 → 섭섭지, 짐작하건대 → 짐작건대
그러나 한자어 명사 뒤에 붙는 ‘-하지’나 ‘-하게’, ‘-하고’ 등도 모두 이런 방법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게’가 ‘정확게’로 줄기 어렵고, ‘명쾌하지’가 ‘명쾌지’로 줄기는 어렵습니다. 즉, ‘하’가 줄어드는 경우는 몇몇 토박이말의 경우에 한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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