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81) : 경우 없다→경위 없다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가 “미국은 경우 없게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세계야구대회에서 미국이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그러나 이 일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아무튼, 진행자가 일부러 ‘경우 없게’라는 말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경우 없게’는 틀린 말이고, ‘경위 없게’가 맞는 말입니다.
‘경위(涇渭)’라는 말은 ‘사리의 옳고 그름이나 이러하고 저러함에 대한 분별’을 뜻하는 말인데, 중국의 징수이[涇水] 강의 강물은 흐리고 웨이수이[渭水] 강의 강물은 맑아 뚜렷이 구별된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1) 그 사람은 경위가 바른 사람이다.
(2) 사람이 경위가 밝아야지 그렇게 흐리터분해서야 되겠느냐?
(3) 사람은 경위가 분명해야 한다.
(4) 굳이 경위를 따지고 들 필요야 있겠습니까?
‘경우’를 ‘경위’로 써야 한다고 해서 ‘허우대’를 ‘허위대’로 쓰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허우대’는 ‘겉으로 드러난 체격’을 뜻하는 말로 주로 크거나 보기 좋은 체격을 이를 때 쓰는 말입니다.
(5)�릴� 사름은 허우대가 크다.
(6) 허우대는 멀쩡해 가지고 그저 놀고만 있지 뭐예요.
멀끔한 허우대도 좋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경과 위를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경위 바른 태도’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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