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의 한말글 일깨우기 (90) : ‘수놈’과 ‘수소’
우리말에서 동물이나 사물 등의 암컷과 수컷을 구별할 때 ‘수컷’을 나타내는 말은 ‘수-’로 적습니다.
(1)�맑側낱�, 수거미, 수고양이, 수꿩, 수나사, 수놈, 수단추, 수무지개, 수사돈(사위 쪽의 사돈), 수소, 수은행나무, 수틀, ······.
그런데 다음과 같은 말은 ‘수-’와 뒤에 오는 첫소리가 결합하여 거센소리가 된 형태를 표준으로 합니다.
(2)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수’는 역사적으로 ‘ㅎ’이 붙어 있던 형태 즉, ‘수ㅎ/숳’이었는데, 이것의 흔적을 현대국어 표기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와 ‘강아지’가 결합한 형태를 ‘수ㅎ-강아지’가 결합한 것으로 보고 ‘ㅎ’과 ‘ㄱ’이 결합하여 거센소리가 된 ‘ㅋ’을 인정하여 ‘수캉아지’로 적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위에 나열되지 않은 말들에서는 거센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수-개미’나 ‘수-고양이’ 등은 ‘수캐미’나 ‘수코양이’로 적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를 ‘숫-’으로 적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말만 ‘숫-’을 인정합니다.
(3) 숫양, 숫염소, 숫쥐
위 단어에서 ‘숫-’은 ‘수-’에 사이시옷이 붙은 형태입니다. 즉, 이 말들은 사이시옷이 붙어 있기 때문에 발음도 [순냥, 순념소, 숟쮜]로 해야 합니다. 물론 사이시옷이 붙지 않는 ‘수소’나 ‘수놈’은 [숟쏘]나 [순놈]이 아닌 [수소], [수놈]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김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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